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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야, 다녀올게.프로필 2022. 1. 22. 19:28
< 아직도 붉은 >
" 너는, 그렇게 해. "
⚜외관⚜
전체적으로 부산스러운 머리. 순해 보이는. 붉은색. 여전한. 머리 붉은색. 짧게 자른 머리. 고수머리. 이리저리 곱슬곱슬 휜. 다소 부산스러워 보이는. 그리고 헤일로. 얼굴 붉은색. 내리깐 눈. 순한 인상. 다문 입. 차림새 단정한 교복. 세 쌍의 날개. 소지에 반지 두 개. 그 외에 특별하지 않은. [머리]
여전히 부산스럽고, 바닥에 끌릴 정도의 고수머리…아니, 머리카락은 짧게 잘려 목도 다 덮지 못한다. 더는 머리카락을 들고 다니거나, 처치를 곤란해하는 일은 볼 수 없게 됐다. 그렇게 머리를 빗어 내리고 혼자 묶는 것을 연습하더니. 땋기는커녕 슬쩍슬쩍 빗어 내리는 것이 전부다.
누가 그 불씨를 작게 만들었는가? 그렇게 묻는다면 그것은 고르고 본인의 의지고 본인의 손이라고 답할 수 있다. 바로 며칠 전, 갑자기 가위를 들어 자신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저 불은 가위 같은 예기 하나면 바로 꺼버릴 수 있는 불이라, 불꽃의 크기는 순식간에 작아졌다. 본인이 자른 이후에 형제 중 한 명이 잘 다듬어줬다.
그런데도 여전히 불. 여전히 타오르는 불꽃 같다. 이리저리 뻗쳐서는, 바람에 날려 움직일 때마다 불꽃이 일렁이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것도 태우지 못하지만.
[헤일로]
나뭇가지 같던 헤일로는 어느 순간 형태를 바꿨다. 나무에 불이 붙어 타오르는 것처럼, 정말로 헤일로가 불타오른 것처럼. 나뭇가지의 형태를 띠던 헤일로는 이제 그 모양 그대로 불타는 듯한 형태가 됐다. 자세히 보면 불길이 일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가 놀라는 것을 본 적 있다면, 그가 놀라는 순간 불길이 커지는 것도 본 적 있을 것이다.
[얼굴]
하얗고, 혈색 좋은 피부. 여전히 무탈하게 잘 지내왔다. 깔끔하고 어디 아파 보이거나 아팠던 구석 하나 없다. 양 끝이 아래로 내려간 눈썹 역시 여전하다. 여전히 순한 인상. 커다랗고 동그랗고, 아래로 살짝 처진 눈. 그 커다란 눈도 여전히 최대한의 크기로 떠 있으면 좋겠으나, 그 눈은 더는 크게 뜨고 있지 않다. 아래로 내리깐 눈은 더는 무언가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붉은 태양은 이제 제대로 떠 있지 못한다. 하늘에 떠 있지 못한 태양은 이제 저물 뿐이다.
[차림새]
여전히 품에 딱 맞는 단정한 교복. 언제나처럼 구겨지거나 올이 나간 부분 하나 없다. 여전히 셔츠 단추는 조심스럽게 끼워 넣고 단정히 리본을 묶은 케이프까지 여전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무릎 조금 위까지 올라온 치마. 그리고 무릎 아래까지 올라오는 니삭스. 그 외에 다른 점은 없다. 신발도 여전히 깔끔하다. 얼룩지거나 상한 구석 하나 없다.
세 쌍의 날개는 눈에 띄게 자랐다. 뒤늦게 자란 날개뼈 아래 날개도 문제없이 잘 자랐다. 깃털 상태도 양호. 원한다면 지금 바로 날 수도 있다. 교칙만 아니라면.
왼손 검지에 끼고 다니던 반지 두 개는 이제 소지가 아니면 들어가지 않는다.
⚜이름⚜
고르고 아르골고라 데디바란테 / Gorgo Argorgora Dedivarante
⚜계급⚜
일반 계급
⚜키/체중⚜
200cm/85kg
⚜성격⚜
Main Keyword: 넋을 놓음, 늦은 반항기?, 그래도 여전히
“ 천사가 그렇게 한결같기도 힘든데 말이지. ”
어째 내가 보기에는 19년 동안 바뀐 게 키밖에 없는 것 같다니까. 아, 물론. 애가 똑똑해지고 빠릿빠릿해졌지만, 그래도…그런 거 있잖아? 뭔지 알지? (나는 모르는데?) 분위기나 하는 행동 말이야. 여전히 서재 정리를 하고 있으면 어느새 다가와서 도와주고, 머리에 붙은 보풀을 떼어내 주고. 어떻게든 같이 걷는 사람이랑 보폭을 맞추려고 하는 것도 알아. 늘 조용하지만 세심하지. 정말 착한 아이야!
“ 확실히 그렇죠. 그리고 예전보다는 표현이 많아져서 다행이야. ”
다들 알잖아? 좋든 싫든, 뭘 하든 간에 눈만 크게 뜨고 다녔던 거 말이야. 눈만 깜빡거리고, 한참 있다가 말하고. 그게 끝이었잖아. 예전에는 그래서 화가 났나 걱정도 했었는데. 요즘은 표현을 좀 하더라고. 좋으면 좋다고 웃고 싫으면 싫다고 인상 팍 구기고. 얼마 전에 구르게라가 고르고 쿠키 먹었을 때 표정 봤어? (그때 이야기 꺼내지 마! 나 진짜 고르고 쿠키인 줄 몰랐단 말이야!) 눈 이만큼 좁혀서 쳐다보는데, 난 걔가 눈을 그렇게 뜰 줄 몰라서 지금까지 그렇게 안 뜨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 그런데 애가 요즘 따라 넋을 놓고 다녀. ”
성격 문제는 아닌 것 같다만, 사람 말을 자꾸 제대로 안 듣고 있어서.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 것 같거든. 자꾸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같이 이야기하다가 안 듣는 것 같아서 불러보면 자꾸 다른 이야기를 해. 전에 집 앞에 심어뒀던 나무 이야기를 했는데, 한참 이야기하다 보니까 넋을 놓고 있더라고. 그래서 듣고 있냐고 그랬더니 인간계 내려갔을 때 봤던 나무 이야기를 하더라니까? 왜, 전에 가바리니도 말했잖아? 산책하는데 그냥 걷다 말고 갑자기 주신 이야기를 하질 않나, 가르시아의 설탕 봉투에 개미가 꼬이는 걸 봤다고 하질 않나. (그래, 생각해보니 이건 갑자기 생각나서 이야기할 만하다. 그래서 후다닥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며? 이미 설탕은 다 사라졌지만.) 그래도 넋 놓고 있다가도 이름 불러주면 바로 정신 차리고 웃어주니까 크게 걱정은 없다만. 하지만 그러고 다니다가 넘어지면 어쩌려고.
“ 근데 들어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 아닐까? 걱정이라든가? ”
물론 다들 말처럼 한결같고 그렇긴 하지만, 그… 그래도 옛날이랑은 좀 다르지 않아? 넋 놓고 다니는 것도 그렇고. 혹시 뭔가 고민이 많아서 그러는 건 아닐까? 애초에 고르고 원래 화내거나 토라지는 그런 애도 아니었잖아. 그런데 요즘 따라 쿠키 먹었다든가 그런 거로 토라지는 거 보면…(아 그래, 쿠키는 진짜 내 잘못이 맞아. 그래도 옛날에는 그걸로 화 안 냈다고.) 무슨 고민이나 일이 있어서 예민해진 건 아닐까?
“ 그럴 수도 있지만…뭐 어리잖아? 원래 다들 이런 시기도 있는 거지. 뭐라더라, 반항기? ”
살면서 좀 반항도 하고 싶고, 떼쓰고 싶고 그럴 때도 있는 거 아니겠어? 고르고야 워낙 애가 느리니까, 이제야 좀 그런 낌새가 보이는 거지. 살면서 제일 큰 고민이 생일 선물 고르는 거였는데 뭘 그렇게 걱정해? 이제 곧 졸업이니까 헛헛해서 그러는 거겠지. 조금 넋 놓고 살고 전보다 자주 토라지긴 하지만, 가르시아 말처럼 한결같잖아? 아직도 놀라면 눈 크게 뜨고, 밤에 자기 전에 같이 있어 주는 거 좋아하고. 그렇게 생각하면 걱정할 것도 없지. 여전하잖아? 우리는 그냥 똑같이 대해주기만 하면 되는 거야.
⚜권능⚜
불못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본다. 순식간에 불이 붙는다. 불이 붙은 것은 삽시간에 재가 되어 사라진다. 불 자체는 주변 다른 것에 번지지 않는다. 그것은 불못에 던져질 것이 아니다. 불이 붙은 것만을 태우고 사라진다. 여기서 주의할 점. 불은 붙으면 끝이다. 끄는 것은 남은 이의 몫이다. 던지고 나면 내 손을 떠났으니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한 번에 세 개. 왜 하필 세 개인가? 왜 3은 완전성을 뜻한다고 하지 않나. 이름도 세 단락으로 나뉘고…그냥 실없는 소리. 사실 이유는 모른다. 아무리 해봐도 세 개 이상은 한 번에 불을 붙일 수 없었다. 하나가 전소해야지 다른 하나에 불을 붙일 수 있다.
불을 붙일 수 있는 물체는 정해져 있나? 그 질문에 고르고는 그렇지 않은 거 같다고 답한다. 집 앞에 심어뒀던 나무(사과나무다.), 옆 방에 지내는 형제의 방문(다섯째와 여섯째의 방이다.), 서재의 책장(책이 불타지 않아서 다행이지!), 나무 옆 바위(바위가 불탔을 때 그도 깜짝 놀랐다. 이게 된다고?).
살아있는 생명체도 태울 수 있나? 사과나무를 태우는 것을 보니 가능하다. 그렇다면 식물이 아니라 동물은? 더 나아가서, 천사는? 그는 시도해본 적 없어서 모른다고 답한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그것 때문에 걱정이야.
권능이 성장하면 기뻐해야 하는데, 고르고는 기뻐하지를 못했다. 안 그래도 넋을 놓고 사는데 이런 권능이라면 금방 뭐든지 태워버릴 것이다. 혹시 그때 생명체를, 내 앞에 서 있는 이를 바라보고 있었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 조치가 필요했다. 넋을 놓고 사는 걸 고치지는 못해서 대신에 눈을 내리깔았다. 눈을 크게 뜨지만 않으면 불은 붙지 못한다. 그래서 눈을 크게 뜨는 것을 포기했다. 태양을 눈꺼풀 아래로 감추기로 결정했다. 그런데도 가끔 눈을 크게 뜨고 넋을 놓는 경우가 있다. 그때는… 이제 손에 들고 있던 것이 재가 되어 날아가 버린다.
⚜특징⚜
[데디바란테의 큰 축복]
이제는 덜할 때도 되지 않았나? 몇 년이 지나도 고르고는 데디바란테의 태양이었다. 주변에서는 아이가 저만큼 컸는데도 과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으나 어쩔 수 없는 노릇. 고르고가 나이를 먹는 만큼 그들도 나이를 먹는다. 데디바란테저택의 사람들은 고르고가 생각도 못 할 정도로 나이가 많다. 형제들의 나이도 얼마인지 제대로 모른다. 그런 이들에게 아직 스무 살도 되지 못한 천사가 어떻게 보이겠는가. 여전히 데디바란테의 작은 축복, 아니 이제 덩치는 많이 컸으니 큰 축복이다.
목적지 없이 돌고 돌아 쌓이기만 하던 사랑은 방학을 맞이한 고르고가 돌아오자 목적지를 되찾았다. 해바라기가 태양을 따르는 것처럼 데디바란테의 사람들은 데디바란테의 태양이 나타나자 자신들이 꿍쳐두었던 사랑을 다시 쏟아냈다. 못 본 새에 많이 컸구나. 아카데미는 어땠니, 이번에도 즐거웠니?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었니? 네가 원하는 대로 명예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니? 우리는 네가 좋다면 뭐든지 좋단다. 일단 들어가자.
그리고 또 예전과 같은 생활을 반복. 고르고가 한결같은 만큼 이 집안도 한결같다. 여전히 고르고는 집안의 태양이었다. 마치 태양이 뜨고 지는 것처럼, 데디바란테저택은 고르고로 하루를 시작하고 고르고로 하루를 끝냈다.
[어투와 행동]
예의는 기본 덕목. 날 때 버릇 영원히 간다.
태어난 이후 첫 기억이 생길 무렵부터 귀에 딱지 앉게 듣고 배운 것. 어디서든 예의 바르게 행동할 것. 예절을 중요시할 것. 그 이름에 걸맞게 행동할 것. 자신이 생각하기에 명예롭게 행동할 것!
여전히 어른에게는 존댓말을 쓰고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깍듯하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시키는 것을 착실히 해낸다. 늘 자신이 아는 어휘 중에서 가장 친절한 어휘를 사용하고 싶어 한다. 제대로 나쁜 말이나 비속어를 입에 담아보지 않았다. 19년 동안 그가 사용한 말 중 가장 나쁜 말을 골라보라고 한다면 바보와 멍청이가 나온다.
확실히 행동과 생각이 빨라졌다. 행동이 빨라진 데다가 다리 길이가 있으니 보폭까지 자연스럽게 커져 이제는 걷는 속도가 남들보다 빠르다. 그러나 함께 걷는 이들은 그걸 잘 느끼지 못한다. 언제나 함께 걷는 사람과 보폭을 맞춘다. 그의 걸음이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때는 역시, 우연히 그와 함께 걷고 있을 때다. 저 뒤에 있던 고르고가 얼마 지나지 않아 옆을 지나는 것을 볼 때가 되어서야 그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제는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답한다. 뜸 들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막힘없이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는다. 일단 그렇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점은, 이제야 행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는데 그가 넋을 놓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신만 차리면 저러한데, 정신을 어디에 놓고 다니니 도루묵이다. 아무 생각이 없나? 그것과는 좀 다르다. 그러니까… 오히려 생각이 너무 많아 다른 것을 못 하는 것 같다. 넋을 놓고 있는 것 같아 불러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 반증이다. 계속 강조하듯, 정신만 차리면 된다. 정신만 차리면. 잠시 넋을 놓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이름 한 번 불러주면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본다.
다리를 팔로 끌어안는 습관이 심해졌다. 이제는 무릎에 얼굴까지 파묻어버린다. 뭔가 손에 들려 있기만 하면 좀 나은데. 할 일이 없으면 곧바로 다리를 팔로 끌어안는다. 그대로 얼굴을 파묻고 가만히 있다.
눈을 크게 뜨지 않는다. 예전 같았으면 눈을 크게 뜬 채로 사람을 봤을 텐데,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더 나아가 사람을 제대로 보지 않는다. 눈을 내리깐 채로 한 번씩 눈을 움직여 쳐다볼 뿐이다. 이유를 물으면 쉽게 답한다. 태워버릴까 봐….
[성적]
중등부까지만 해도 성적이 오르는가 싶더니, 성적이 들쭉날쭉하다가 결국 내리막길을 걸었다. 거의 낙제생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과제나 시험을 게을리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예전처럼 성실히, 최선을 다해 임한다. 모르는 것은 주변에게 물어가면서, 도서관에 들어가 책을 펼치면서, 전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성적은 이 모양이다. 그나마 전투학 실습은 성적이 그나마 봐줄 만 하다. 그나마. 역사학과 권능학은 말 그대로 바닥이다. 특히 권능학의 성적이 최악이다.
[취미]
필사를 하고 있다. 글씨를 쓰는 속도는 빨라지고 글씨체는 점점 유려해진다. 책 한 권을 앉은 자리에서 다 필사한다. 종이가 부족한 것이 문제지, 다른 문제는 없다. 이제 할 일이 없으면, 눈앞에 책이 있다면 일단 책을 편다. 그리고 펜을 꺼내 들고 종이를 찾는다.
기사가 아니면 자수를 직업 삼아 해보는 건 어떨까? 자수 실력이 수준급이다. 조금의 시간만 있으면 앉은 자리에서 금방 작품 하나를 내놓는다. 간단한 모양은 몇 분이면 된다. 필요한 건 실과 바늘, 천이다. 이제는 손이 좀 빈다 싶으면 바늘에 실을 꿴다.
[연습]
전투학 수업에서 대련을 한 이후로,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형제에게 부탁해 이런저런 훈련을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소중한 동생이 부탁했다는 사실에 형제는 열의 넘치게 도와줬다. 열의가 너무 과해 고르고가 금방 뻗어버린 것이 단 하나의 문제였다. 어쨌든, 이것저것 배우고 연습하면서 알아낸 것은 그가 검보다는 긴 막대를 사용하는 장봉술에 더 재능이 있다는 것이다.
[성장]
갑자기 먹는 양이 는 것이 정말 클 것이라는 예고였는지, 키가 훌쩍 커버렸다. 아직 계속 크는 중이라고 한다. 고르고 혼자만 두고 보면 놀랍지만, 가족들까지 다 보고 나면 별로 놀랍지도 않다. 데디바란테의 모든 천사들의 키가 다 그 정도다. 그는 집에서 키가 큰 편도 아니다.
[명예]
아, 명예! 데디바란테의 천성과도 같이 그 모든 집안의 사람들이 명예를 중요시했다. 고르고에게 여전히 명예로워지고 싶냐고 물으면, 곧바로 당연하다고 대답한다. 하루가 가면 갈수록 명예를 원하는 마음은 커진다. 어떤 멋들어진 이야기를 듣고 아무 생각 없이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명예로워지고 싶다고 바라는 것이다. 특별반을 무사히 졸업해서 기사가 되어 명예로워질 것이다. 확실히 그렇게 바라는 것이다.
[반려]
아직도 반려 돌을 가지고 다닌다. 옷에다가 모자까지 쓴 반려 돌 게보리. 누군가에게는 조금 유치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제 없으면 허전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것은 아카데미 상점에서 샀던 인형이다. 이름이… 라골고라였나? 그랬던 것 같다. 외로울까 봐 함께 둔다. 사실 게보리한테 동생이 생겼는데 (자갈이다. 셋.) 자신이 가족들 없이 아카데미에 온 것처럼 게보리도 독립심을 키우라고 동생들은 두고 왔다고 이야기한다. 허전한 것도 허전한 것이지만, 나름 반려 돌 가지고 놀기에 재미가 들린 것 같다.
[아카데미]
언제쯤 그들의 근심은 사라질까? 아마, 그들이 고르고를 사랑하지 않을 때까지 그들의 근심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절대 사라질 일 없다는 뜻이다. 여전히 자신들의 축복이 아카데미에 간다는 사실 하나에 근심한다. 안 그래도 지금 권능 때문에 고민하는 이 아이를 어떻게 보낸담. 우리가 없어도 괜찮을까? 누가 우리만큼 이 아이를 사랑해줄까! 하지만 늘 결론은 그것이다. 그래, 사랑한다면 지켜볼 줄도 알아야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지! 그리고 다시 눈물을 삼키면서 자신들의 큰 축복을 아카데미로 보내주는 것이다. 자신들의 축복이 스스로가 원하는 만큼 명예로워지길 바라면서. 작별하기 전에 끌어안고 이마에 입 맞춰주는 것은 언제나 잊지 않았다.
⚜소지품⚜
빗
-아무리 짧아도 머리는 빗어야 하니까.
만년필
-아카데미로 돌아오기 전에 새로 하나 장만했다.
자수 세트
-여전한 그의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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