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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괜찮아. 다녀올게. 편지 할 테니까.프로필 2021. 12. 29. 22:00
< 붉은 >
" 응, 그럴게. "
⚜외관⚜
전체적으로 부산스러운 머리. 순해 보이는. 붉은색. 머리 붉은색. 바닥에 끌릴 정도의 긴 머리. 고수머리. 이리저리 곱슬곱슬 휜. 다소 부산스러워 보이는. 얼굴 붉은색. 커다랗게 뜬 눈. 순한 인상. 평소에는 다문 입. 차림새 단정한 교복. 두 쌍의 날개. 그 외에 특별하지 않은, [머리]
머리는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다. 이리저리 뻗치고 휜 머리는 다소 부산스럽고 어수선해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노릇. 고르고는 태어나길 그런 고수머리로 태어났다. 그의 형제들도 모두 그러한 것을 보면 유전임이 분명하나, 고르고는 그중에서도 정도가 심하다. 그런데도 무슨 고집인지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은 거부하니 매일 아침 전쟁이다. 잘못 엉키면 빗으로 빗어내지도 못할 정도라 하루에도 몇 번씩 여러 사람이 붙어 그 머리를 함께 정돈해왔다. 한 번씩 어지러운 바닥을 만나면 어쩔 줄 몰라 하다가 한 바가지인 머리카락을 들어 안고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불. 대부분의 사람이 그의 머리를 보고 그렇게 말하곤 한다. 마치 타오르는 불꽃 같다고. 다른 색은 모조리 태워버렸다는 듯 오로지 붉은색인 머리는 이리저리 뻗친 모양 덕분에 더욱 불꽃 같다. 그 머리가 바람에 날려 움직이면, 마치 불꽃이 바람에 이리저리 타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것도 태우지 못하나 그 존재를 주장하는 붉은 불꽃.
[얼굴]
하얗기는 하나 혈색은 좋은 피부. 지금까지 잘 지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깔끔하고 어디 아파 보이거나 아팠던 구석 하나 보이지 않는다. 양 끝이 아래로 내려간 눈썹은 그가 순한 인상을 가졌다는 평을 받는 것에 도움을 줬다. 커다랗고 동그랗고, 아래로 살짝 처진 눈. 그 커다란 눈은 언제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크기를 보여주고 있다. 주변에 있는 무엇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크게 뜬 눈과 그 속에 눈동자는 마치 붉은 태양 같다. 어느 이야기에, 태양이 여러 개인 세상에서 사내가 쏘아 떨어뜨린 태양 중 두 개가 그의 눈에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보는 것은 많으나 말하는 것은 많지 않다. 입은 조용히 다물려있다.
[차림새]
단정한 교복. 품은 크지도 작지도 않고 딱 맞아떨어진다. 구겨지거나 올이 나간 부분도 없이 깔끔하다. 셔츠 단추는 단춧구멍이 벌어질까 조심스럽게 끼워 넣고, 어깨선에 맞추어 단정히 케이프를 어깨에 올린 뒤 리본을 묶어 고정한다. 그 아래로는 허벅지 반까지 내려오는 반바지, 그 조금 아래까지 올라와 있는 하얀 니삭스. 신발조차 더러운 곳 없이 깔끔하게 유지한다. 그 어디에도 얼룩지거나 상한 구석 하나 없다.
허리 부근에 날개 두 쌍이 자리하고 있다. 한 쌍은 옛날부터 함께 자라온 날개, 그 아래에 한 쌍은 돋아난 지 1년 정도 되었다. 그만큼 크기도 작다.
⚜이름⚜
고르고 아르골고라 데디바란테 / Gorgo Argorgora Dedivarante
⚜계급⚜
일반 계급
⚜키/체중⚜
130cm/30kg
⚜성격⚜
Main Keyword: 세심함, 묵묵부답, 눈치 없음
“어쩜 그리 착하고 세심한지. 그 아이가 천사로 태어난 것은 다 이유가 있어요.”
한참 서재 정리를 하느라 바빴는데 언제 온 건지 어느새 저를 도와주고 있더라고요. 너무 바빠서 그 애가 도와주는 것도 모르고 있었어요. 정리가 얼추 되어서 주변을 둘러보니까, 고르고가 책을 옮기고 있지 뭐예요! 깜짝 놀라서 물어봤더니 정리 시작할 즈음부터 돕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왜 아무 말도 안 했냐니까 그냥 그랬대요.
“착한 것은 좋지만, 거절도 할 줄 알면 좋을 텐데. 그게 걱정이에요.”
주변 사람들한테 잘 휘둘린다고 해야 할까요? 일단 사람들이 부탁하면 무작정 해요. 제안받은 것을 거절하지도 못하고요. 그냥 일단 고개부터 끄덕이고 보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다 잘하면 좋겠지만, 아직 10살인걸요. 다 잘할 수는 없잖아요. 뭘 해야 하는지 이해도 못 했는데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하다가 사고 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래봤자 큰일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착한 건 좋은데 너무 물러요.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너무 조용해서 눈에 보이지 않으면 사라져버린 것만 같습니다.”
앉아서 이야기하다가 잠시 고개를 돌리고 잠시 용무를 봤는데, 주변이 너무 조용한 겁니다. 그래서 그사이에 사라진 줄 알고 한참을 찾았는데 그냥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물어봤더니 계속 곁에 있었다고 답하고, 그러면 왜 찾는데 옆에서 부르지도 않았냐고 물으니 자신을 찾는 줄 몰랐다고 대답하더군요.
“... 저는 정말 다 좋은데 애가 말은 좀 해주면 좋겠어요!”
눈을 크게 뜨고 쳐다봐요. 그런데 아무 말은 안 해요.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한참 답을 안 해요. 계속 저를 쳐다보고 있길래 어디를 쳐다보나 봤더니 제 머리를 보고 있네요? 알고 보니 머리에 먼지가 붙어서 그걸 보고 있던 거였어요. 분명 떼어내 주고 싶거나 말해주고 싶은 거 같던데, 왜 말을 안 하고 보기만 했냐고 물어보니 그것도 답을 안 해요! 그냥 그랬다는 거예요. 착하고 좋은데 뭐랄까… 맹하다고 해야 하나?
“눈치… 눈치는 좀 없는 편이죠?”
“약간….”
눈치는 좀 없어요. 세심한 건 세심한 건데… 도와주지 않아도 될 때 도와주기도 해요. 예를 들어서, 저 얼마 전에 차였거든요. 그런데 그 전에 꽃을 준비했었는데, 그걸 들고 와서 주더라고요. 눈물만 났어요. 그렇다고 그 애한테 뭐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었고요. 저만 그날 더 울었죠. 하지만, 이게 나쁘다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동생이 얼마 전에 일이 있어서 기분이 안 좋았는데, 정말 분위기 안 좋았거든요. 다들 눈치 보고 있었는데, 고르고가 그냥 가서 안아주더라고요. 그러자마자 기분이 풀어지는 걸 봤어요. 눈치 조금 없긴 해도 좋은 아이예요.
⚜권능⚜
태양의 눈
눈을 크게 뜨고 사물을 바라본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면 연기가 나기 시작한다. 마치 태양 빛을 한곳에 모으고 있으면 연기가 나고 불이 붙는 것처럼. 그 붉은 태양 같은 시선을 하나로 모아 불을 붙인다. 하지만 아직 연기밖에 나지 않는다. 제대로 불이 붙지 못한다.
⚜특징⚜
[데디바란테의 작은 축복]
누군가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날짜인 8월 6일에, 데디바란테집안은 그 어느 것보다도 특별한 일이 생겼다. 그 이후로 10년 동안, 8월 6일은 데디바란테 집안에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날이 되었다. 그래, 그러니까- 고르고 아르골고라 데디바란테의 생일이다.
두 부모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다섯 명의 형제들과 함께 살아왔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덕에, 하루하루 사랑받지 않거나 관심받지 못한 나날이 없었다. 하물며 집에서 일하는 사용인들조차 그를 사랑해 마지 않았다! 사랑스러운 고르고 아르골고라 데디바란테. 너무나 오랜만에 태어난 축복이었다. 그 작은 존재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10년 동안 집안 모든 사람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모두가 그를 어떻게 사랑해주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했고 고민하고 고민할 것이다. 만지면 부서질까, 불면 날아갈까, 보지 않으면 사라질까. 고르고의 짧은 삶은 그런 사랑과 관심으로 가득 차 있다.
아침이 밝아오면 이리저리 분주해지는 집안. 식사하세요! 어제 말씀하신 물건은 서재 책상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다들 잠은 잘 잤나요? 오늘도 신께 축복받은 하루 보낼 수 있기를. 그리고 그사이에 고르고. 고르고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나요? 그 말이 나오면 가족이고 사용인이고 할 것 없이 모두가 일제히 하던 일을 멈추고 가장 작은 이의 방 앞에 모여든다. 문을 두드려도 될까요? 그것 때문에 애가 놀라면 어쩌죠? 그러면 그냥 열까요? 사실 잠든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면 어떡하죠? 그런 이야기를 다 같이 해대다가 결국 아주 작은 힘으로 문을 두드린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아 문을 열게 되면 잠들어있는 고르고를 모두가 마주한다. 깨워도 될까요? 아직 어린아이가 일어나기에 이른 시간이면 어떡하죠? 그렇게 고민하다가 몇십분이 지나서야 조심스럽게 침대로 다가간다.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름을 부른다. 고르고, 고르고. 이제 그만 일어날 시간이란다. 그 태양 같은 눈을 떠서 우리를 봐주겠니? 결국 고르고가 깨어나면,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깨운 것이 무색하게 모두가 그를 쓰다듬고 끌어안고 난리가 나고 만다. 잘 잤냐는 아침 인사, 이미 너의 하루는 신의 축복으로 가득하다는 그런 말들. 사랑과 함께 끌어안고 사랑을 담아 이마에 입 맞췄다. 그 관리하기 힘든 머리를 여러 사람이 들러붙어 빗어 내리는 동안에도 그저 즐겁기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소란스럽게 다시 데디바란테저택의 하루가 시작됐다. 그리고 밤이 되어 잠들 시간이 되면, 또다시 모두가 고르고의 방에 모여든다. 그의 침대를 둘러싸고는 또다시 온갖 사랑스러운 말을 퍼부어준다. 잘 자렴, 우리의 사랑. 좋은 꿈만 꾸기를. 내일 너의 하루도 축복으로 가득할 거야. 그리고 여러 가지 동화와 이야기들. 그 애정 사이에서 고르고가 잠들고 나면, 이제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잠자리에 들거나 남은 일을 끝내러 갔다. 고르고는 실로 집안의 태양이었다. 마치 태양이 뜨고 지는 것처럼, 데디바란테저택은 고르고로 하루를 시작하고 고르고로 하루를 끝냈다.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전 그의 삶은 늘 그러했다. 그다지 다른 날이 없었다.
[어투와 행동]
예의는 기본 덕목. 날 때 버릇 영원히 간다.
태어난 이후 첫 기억이 생길 무렵부터 귀에 딱지 앉게 듣고 배운 것. 어디서든 예의 바르게 행동할 것. 예절을 중요시할 것. 그 이름에 걸맞게 행동할 것. 자신이 생각하기에 명예롭게 행동할 것!
어른에게는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고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깍듯하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앞에서 투정도 부리지 않는다. 그나마 또래와 대화할 때는 편하게 말을 놓는다. 늘 자신이 아는 어휘 중 가장 친절하고 좋은 말을 쓰려고 한다. 10년 동안 살면서 아직 나쁜 말 한 번도 입에 담아본 적 없다. 바보라는 말조차 해본 적 없다. 자신이 쓰지 않아서인지 누군가 자신에게 그런 말(바보라든가, 바보라든가...)을 하면 놀라 크게 주눅 든다.
둔하고 느리다. 조금 더 이야기를 보태자면, 생각하는 것이 느리다. 어디 문제가 있거나 머리가 나쁜 것은 아니다. 남들보다 생각에 필요한 시간이 많이 든다. 느리더라도 깊게 생각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질문을 하면 놀라서 멈춰버린다. 갑자기 놀라게 했을 때도 마찬가지. 머리에서 정보를 정제하는 시간이 길다.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린다. 몇 초 정도 뜸을 들이다가 천천히 움직인다. 누가 보면 답답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자신은 할 수 있는 최대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답한다. 답답할지라도 조금만 기다려주자. 준비는 길지만 그만큼 결실은 클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기는 하나 말이 많거나 행동이 빠른 편은 아니다. 느린 만큼 하는 행동도 적다. 조용하고 얌전하다. 그리고 그만큼 세심하다.
다리를 모아 무릎을 세운다. 그 후에 팔로 끌어안은 채로 앉아 있는 것이 습관처럼 자리 잡았다. 바닥이든 의자든 마찬가지. 누군가 앉은 자세에 대해 지적하면 느릿느릿 고쳐 앉았으나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보면 또 다리를 팔로 끌어안고 있었다.
[취미]
쉽게 말해서 필사. 일단 책을 펼쳐서 한 자 한 자 읽어내리다가 원하는 페이지가 있으면 펜을 꺼내 종이에 적어 내린다. 어릴 때 (물론 지금도 어리다만 이것보다도 더 어릴 때) 무작정 따라 쓰던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얼마 뒤에는 글씨 연습을 위해, 또 얼마 뒤에는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지금은 원하는 것을 남기기 위해. 필사를 취미로 한 것이 벌써 4년이다. 그 덕에 빠르고 깔끔하게 글씨를 쓸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필사한 문장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처음 시작은 가족들이었는데, 가족들은 그걸 받은 날 다 같이 감동해서 울었다. 그 뒤는 사용인들이었는데, 그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얼마 전에 자수를 시작했다. 아직 반년도 되지 않아 실력도 엉성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대로 완성했다고 할 수 있는 건 딱 두 개 다. 물론 집안의 사람들은 이걸 보고도 대견하고 감격스러워 뒤집어졌다.
[헤일로]
고르고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 전원이 헤일로를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헤일로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가지고 살아왔다. 언제 헤일로가 생길까? 어떤 모양일까? 오늘 자고 일어나면 헤일로가 생기지 않을까? 내가 좀 더 명예로워진다면 헤일로가 생기는 걸까? 헤일로에 대한 기대감은 나날이 부피가 커진다.
[명예]
아, 명예! 데디바란테의 천성과도 같이 그 모든 집안의 사람들이 명예를 중요시했다.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의식적으로 행동과 말에 나타났으니, 고르고도 자연스럽게 그 영향을 받았다. 명예의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어릴 적부터 명예로워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크리아스는 기회다. 누구보다도 명예로워질 수 있는 기회! 입학 권유장을 받았을 때 그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아카데미]
특별반이라는 것은, 기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명예롭고 좋은 일이지만. 그와 별개로 큰 문제가 있다. 고르고는 지난 10년 동안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본 적이 없으며 혼자 지낸 적은 더더욱 없었다! 고르고 본인은 몰라도 집안의 사람들 모두가 근심에 빠졌다. 이 어린아이가 괜찮을까요? 우리가 없으면 누가 아침에 깨워줄까, 누가 머리를 빗어 내려줄까, 누가 잠들기 전까지 곁을 지켜줄까, 누가 우리만큼 이 아이를 사랑해줄까! 그런 근심걱정에 아카데미에 보내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난 괜찮아. 라는 고르고의 말 한마디의 모두가 그를 아카데미에 보내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다. 그래, 사랑한다면 지켜볼 줄도 알아야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지! 그렇게 모두가 눈물을 삼키며 자신들의 작은 축복을 아카데미에 보냈다. 그 작은 축복이 스스로에게 명예로워지길 바라면서.
⚜소지품⚜
빗
붉은 색으로 이름이 각인된 만년필
자수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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