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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녀왔어.프로필 2022. 2. 3. 22:50
" 나는 이렇게 할 거니까. " ⚜외관⚜ 전체적으로 부산스러운. 정돈 안 된. 관리 안 된. 붉은색. 머리 붉은색. 고수머리. 관리 안 된. 부산스러운. 그리고 헤일로. 얼굴 붉은색. 하나의 눈. 올라간 입꼬리. 차림새 아무렇게나 들고 다니는 망토. 다 뜯겨나간 날개. [머리] 시간이 오래 지났다. 머리는 자르지 않아서 다시 길게 내려왔다. 관리하지 않아서 머리는 부산스럽고 거추장스럽게 보인다. 그런데도 자르지 않는 것은 미련이다. 과거에 대한 미련.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좋을지도 모르겠네. 머리가 길었을 때는 나름 행복했으니까. 여전히 불. 여전히 타오르는 불꽃 같다. 이리저리 뻗쳐서는, 바람에 날려 움직일 때마다 불꽃이 일렁이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크기를 키운 불.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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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학 시험로그/구원의 은유 2022. 1. 25. 18:28
태양이 비춰야 할 곳이 아닌 다른 곳을 비춘다면 그것은 더는 태양이 아니라 쏘아 떨어뜨려야 하는 재앙이다. 함께 할 이를 구하는 천사들을 봤지만, 자신은 일부러 혼자 시험을 치기로 마음먹었다. 그야, 가까이 있는 천사를 태워버릴까 걱정됐으니까. 혼자 시험에 응한다. 나무 인형 여럿을 준비해달라고 했다. 수십 개의 나무 인형이 호를 그리며 세워져 있다. 계획은 머릿속에 다 있다. 나무 인형의 머리를 차례대로 태운다. 그 뒤에 다시 역순으로 몸통. 다시 남은 막대까지 순서대로 태워버릴 것이다. 한 번에 세 개가 한계라는 것은 중요치 않았다. 빠르게 태워버릴 필요는 없으니까. 이번 시험만큼은 성공, 아니 실수만은 하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의 처참한 권능학 성적을 생각한다. 이번에는 성공해야지, 명예롭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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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들으면 안 될 말이지만,로그/구원의 은유 2022. 1. 22. 23:26
가끔 감히 주신을 시샘하게 돼. 주신께서는 너의 모든 행동을 보고 계시겠지? 네가 자라는 것을, 네가 울고 웃는 모든 순간을 말이야. 우리는 너를 만나게 되면 언제나 훌쩍 자라나 있는데, 주신께서는 그 모든 순간을 보고 계셨겠지. 나는 그게 너무 부러운 거야.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하는데! 우리와 떨어져 있던 시간 동안 너는 무엇을 보았니? 무엇을 들었니? 무엇을 느꼈니? 너의 모든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게 속상할 뿐이야. 그렇다고 계속 너를 품에 안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지. 그래, 사랑한다면 지켜볼 줄도 알아야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지. 우리는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줄 수 있어. 정말이야. 네가 우리에게 찾아오고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단다. 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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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야, 다녀올게.프로필 2022. 1. 22. 19:28
" 너는, 그렇게 해. " ⚜외관⚜ 전체적으로 부산스러운 머리. 순해 보이는. 붉은색. 여전한. 머리 붉은색. 짧게 자른 머리. 고수머리. 이리저리 곱슬곱슬 휜. 다소 부산스러워 보이는. 그리고 헤일로. 얼굴 붉은색. 내리깐 눈. 순한 인상. 다문 입. 차림새 단정한 교복. 세 쌍의 날개. 소지에 반지 두 개. 그 외에 특별하지 않은. [머리] 여전히 부산스럽고, 바닥에 끌릴 정도의 고수머리…아니, 머리카락은 짧게 잘려 목도 다 덮지 못한다. 더는 머리카락을 들고 다니거나, 처치를 곤란해하는 일은 볼 수 없게 됐다. 그렇게 머리를 빗어 내리고 혼자 묶는 것을 연습하더니. 땋기는커녕 슬쩍슬쩍 빗어 내리는 것이 전부다. 누가 그 불씨를 작게 만들었는가? 그렇게 묻는다면 그것은 고르고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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